내가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르는 신기한 주식투자. 크게 성공하는 투자자가 소수인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본능에 충실하면 주식투자를 실패로 이끄는 인간의 각종 편향 10가지를 알아보겠습니다.
두뇌의 두 가지 시스템
먼저 우리 뇌의 시스템을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니얼 카너먼 교수는 우리 두뇌가 두 가지 시스템의 공존으로 동작한다고 설명합니다. 본능적인 능력을 관리하는 시스템과 사고적·논리적 능력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바로 그것입니다.
▶ 본능적 능력 관리 시스템
모든 동물이 갖고 있는 생존에 필수적인 시스템으로 한 순간도 끌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합니다. 편도체가 담당하는 부분으로 본능적이고 빠른 결론을 내야 합니다. 소리가 나면 쳐다보고, 불에 데면 손을 떼고, 날아오는 물체에 재빨리 피하는 등의 행동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큰 에너지 소모 없이 본능적으로 빠른 결과를 내는 것이 이에 해당합니다.
아무리 호모 사피엔스라고 해도 사람은 평소 에너지 소모가 적은 본능적 능력 관리 시스템에 거의 전적으로 기대고 삽니다. 일상생활에 이 시스템 만으로도 큰 지장 없이 살 수 있지만 투자를 해야 하는 투자자는 여러 편향을 보이는 본능적 능력 관리 시스템을 조심해야 합니다.
▶ 사고적·논리적 능력 관리 시스템
주식투자를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소모가 많은 사고적.·논리적 능력 관리 시스템에 의존해야 합니다. 뇌의 신피질이 담당하는 부분으로 인류 역사상 최근(?)에 발달됐기 때문에 본능 시스템의 개입을 원천적으로 막기는 힘듭니다. 합리적인 사고를 하려 해도 우리 인류의 오랜 생존 역사를 통해 발달된 본능의 힘이 강하게 개입한다는 점을 먼저 자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간의 10가지 감정적 편향
주식투자를 실패로 이끄는 대표적인 10가지 편향을 국내 퀀트 투자자 강환국 씨의 책 <하면 된다! 퀀트 투자>에서 발췌하고 정리했음을 밝힙니다. 주식을 사는 순간 인간은 원숭이만도 못한 행동을 하기 때문에 투자 필패로 이어지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주식을 사기 전에 미리 전략을 짜고, 주식을 사고 난 후에는 정상적인 인간 상태였을 때의 전략을 변함없이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의 책으로 퀀트 투자에 관심이 없더라도 인간의 편향에 대한 정리가 잘 되어있어서 재미있게 읽어볼 만한 책으로 가독성도 좋습니다.
주식투자를 망치는 인간의 편향을 순위별로 아래 정리했습니다. 투자뿐 아니라 인간의 편향에 대한 내용이므로 인간의 심리를 살펴보는 것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 손실 회피 편향 + 처분 효과 편향
손실 회피 편향은 같은 금액의 돈을 벌었을 때의 기쁨보다 같은 금액의 돈을 잃었을 때의 슬픔이 두세 배 더 크기 때문에 잘못된 판단임에도 불구하고 손실 확정을 피하려는 것을 말합니다.
처분 효과 편향도 손실 회피 편향과 비슷한 내용으로, 손실의 고통이 커서 힘들게 버티다 조금이라도 매수한 주식이 오르면 재빨리 매도해서 수익을 확정 지으려는 행동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손실이 나면 힘들어하며, 조금만 올라도 처분해서 수익을 확정 짓는 편향으로 큰 손해와 작은 이익을 반복하게 돼 결국 투자 필패로 이어집니다. 투자철학과 굳건한 본인의 규칙으로 이를 이겨내야 합니다.
▶ 과잉 확신 편향
자신의 실력과 판단 능력을 과대평가해서 생기는 편향입니다. 과잉 확신 편향에 빠지면 분산 투자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한 두 종목에 일명 '몰빵'을 해서 큰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산 주식은 당연히 올라야 하는데, 떨어지면 심리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게 됩니다. 짧은 기간에 운이 좋아 수익을 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확증 편향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할 만한 정보만 취하고, 반대되는 내용은 듣지 않거나 들어도 빠르게 망각하는 것을 확증 편향이라고 합니다. 투자 실패 3위에 오를 만큼 위험한 내용입니다. 자신의 논리가 타당해서 주가가 오른다고 생각하고, 운이 나빠서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도 확증 편향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일상생활에서도 주의해야 할 편향으로써 보고 싶은 것만 보고 확신을 갖는 편중된 세계관을 갖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 투자 중독
돈을 벌고 잃는 짜릿한 스릴 자체에 빠져 늘 거래를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은 투자 중독이 아닌지 점검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재미가 아니라 성공적인 투자로 금전적인 이익을 얻는 것입니다.
▶ 전망 망상 편향
과잉 확신 편향과 확증 편향에 미래를 전망할 수 있다는 전망 망상 편향까지 합쳐지면 (좋지 않은 쪽으로) 놀라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입니다. 투자자 대부분이 끊임없이 미래를 전망하는데 당연히 미래를 (특히 주가를) 맞추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투자는 철학과 규칙으로 현명한 대처를 하는 것이 미래에 대한 전망보다 중요합니다.
▶ 통제 환상 편향
본인이 직접, 그리고 자주 개입하면 결과가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 편향입니다. 대부분 성공한 사람들은 '운이 좋았다'라는 겸손한 표현을 많이 합니다. 겸손의 미덕을 갖추고 시장의 도움으로 부를 이루시길 바랍니다.
▶ 사후 편향
과정이 아닌 결과를 중요시해서 생기는 편향입니다. 투자 의사결정을 할 때의 과정이 아무리 좋아도 단기적으로는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단기적인 나쁜 결과를 보고 좋았던 과정을 무시하고 다른 선택으로 변경해서 장기적으로도 나쁜 결과를 얻습니다. 역도 성립합니다. 나쁜 의사결정이 좋은 결과를 낳으면 계속해서 나쁜 의사결정을 하다 장기적인 나쁜 결과를 얻습니다. 투자라는 것이 아무리 결과로 보이긴 하지만 과정을 분석하고 복기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 통계 감각 결여 + 스토리텔링 폐해
턱없이 부족한 표본으로 만들어진 통계를 과신하거나, 그럴듯한 스토리에 혹하는 것도 투자를 망치는데 일조합니다. 통계 분석을 잘하는 사람이 되긴 어렵겠지만, 통계로 포장된 무의미한 데이터는 구분할 정도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 권위 편향 + 호감 편향
권위 있는 일명 전문가의 투자 의견을 비판 없이 무조건 적으로 받아들이거나, 평소 좋아하는 사람의 의견을 그대로 수용하는 편향입니다. 같은 말도 상대의 직위나 학력 등의 권위가 있으면 더 무게가 실리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들의 의견이 미래 전망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본인의 독자적인 통찰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 일관성 결여
객관적 사실보다 현재의 기분과 상태에 따라 일관성 없는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스라엘의 가석방을 판단하는 판사가 식사 전에는 0%, 식사 후에는 65%로 가석방을 허용했다는 재미있는 사례가 있습니다.
위의 10가지 인간의 편향만 봐도 본능에 쉽게 의존하면 결국 투자에 실패한다고 결론지을 수 있습니다. 에너지 소모가 적고 빠른 결론에 도달하는 1차적인 시스템에서 벗어나, 에너지 소모가 필요하지만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2차 시스템을 사용하는 능력을 키워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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